“왜 잭은 문 위에 안 올라갔을까? – 타이타닉 영화 속 비밀과 미친 뒷이야기!”
난 세상의 왕이야!” – 영화 속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외친 이 한마디처럼, 1997년 개봉한 영화 타이타닉(Titanic) 은 그야말로 영화 역사에서 “왕” 같은 존재다. 전 세계를 울리고, 매혹시키고, 수많은 신드롬을 불러온 이 영화는 단순한 사랑 이야기 이상의 의미를 지닌 대작이다. 이제부터 타이타닉이라는 거대한 배가 아닌, 타이타닉이라는 영화의 거대한 항해에 함께 올라타 보자!
먼저, 영화의 간단한 줄거리를 복습해보자. 1912년 4월 10일, ‘절대 침몰하지 않는다’고 불렸던 초호화 여객선 타이타닉호가 영국 사우스햄프턴 항구에서 출항한다. 부유층, 신분 상승을 꿈꾸는 사람들, 모험을 찾아 떠나는 이들… 다양한 사연을 가진 승객들이 배에 오른다. 그리고 그 배 위에서 우연히 마주친 두 사람. 상류층 아가씨 로즈(케이트 윈슬렛) 와 가난한 화가 잭(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이다.
로즈는 상류층 사회의 규범과 답답한 결혼 약속에 지쳐 삶을 포기하려고까지 하던 중, 자유분방하고 낙천적인 잭과 만나며 숨통이 트인다. 잭의 세계를 경험하며 로즈는 처음으로 진짜 삶의 맛을 느끼고, 둘은 계급의 벽을 넘어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이들의 달콤한 로맨스는 그 유명한 비극, 타이타닉 침몰이라는 거대한 재난과 맞닥뜨린다.
타이타닉은 단순히 ‘사랑 이야기’에 그치지 않는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실제 타이타닉호 침몰 사고를 철저히 고증해 그 비극을 재현했다. 영화 속 배 설계도, 내부 인테리어, 식탁 위의 식기류 하나하나까지 당시 1912년의 사료를 바탕으로 완벽하게 재현했다. 특히 실제 배의 도면을 바탕으로 세트를 짓고, 타이타닉을 거의 원 사이즈로 만든 제작진의 집념은 전설적이다. 이 정도니 제작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은 당연했다. 당시 기준으로 무려 2억 달러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되었는데, 헐리우드 역사상 최고의 제작비라는 오명을 쓰며 ‘제임스 카메론은 미쳤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하지만 미친 건 제작비가 아니라 영화의 흥행이었다. 1997년 12월 개봉한 타이타닉은 관객들의 심장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특히 디카프리오와 윈슬렛의 눈부신 비주얼과 가슴 아픈 러브스토리는 젊은 관객층을 열광시켰고,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재난 장면은 성인 관객들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결국 타이타닉은 북미에서만 약 6억 5천만 달러, 전 세계에서는 무려 21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리며 당시 역대 최고 흥행 영화 자리에 올랐다. (이 기록은 훗날 같은 감독의 「아바타」가 갱신했다.)
흥행뿐 아니라 아카데미에서도 타이타닉의 항해는 화려했다. 제7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14개 부문 후보에 올라 무려 11관왕을 차지했다. 작품상, 감독상, 미술상, 촬영상, 의상상, 편집상, 음악상, 주제가상, 음향상 등 주요 기술상을 싹쓸이했는데, “My Heart Will Go On”으로 주제가상을 받은 셀린 디온의 노래는 아직도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며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고 있다.
하지만 이 영화가 전설로 남은 이유는 단순히 흥행이나 수상 때문만은 아니다. 이 영화에는 흥미로운 비하인드 스토리와 영화 팬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회자되는 논쟁거리가 있다.
첫 번째는 “도어 논쟁” 이다. 영화 속 하이라이트인 침몰 장면에서, 잭과 로즈가 물 위로 떠오른 문짝(도어) 위에서 사투를 벌이는 장면이 있다. 로즈는 문 위에 올라타 있지만, 잭은 로즈를 살리기 위해 물 속에 남아 결국 죽고 만다. 이후 팬들은 줄곧 이렇게 외쳤다. “그 문짝 위에 잭도 올라갈 수 있었잖아!” 심지어 디스커버리 채널 <Mythbusters> 팀이 이 장면을 실험해본 결과, 둘이 문에 같이 올라탈 수 있었다는 결론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제임스 카메론은 “로즈만 살아남아야 하는 게 영화의 포인트”라고 단호히 말했다. 덕분에 이 ‘문짝 논쟁’은 지금까지도 밈과 농담의 단골 소재다.
또 하나의 흥미로운 사실은, 디카프리오와 윈슬렛의 캐스팅 비하인드다. 당시 디카프리오는 이미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유명했지만, 타이타닉 캐스팅 미팅 때 상당히 무심한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제임스 카메론은 디카프리오에게 오디션 리딩을 요청했는데, 디카프리오는 “난 대본 리딩 따위 안 해”라며 거절했다. 카메론은 디카프리오를 문 앞까지 불러내며 “네가 리딩 안 하면, 영화 출연도 없어!”라고 단호히 말했고, 디카프리오는 마지못해 리딩에 임했다. 그런데 대본을 읽자마자 카메론은 “바로 얘야!”라고 확신했다고 한다. 지금 생각하면 운명의 캐스팅이었다.
또 하나 놀라운 사실은, 침몰 장면 촬영 당시 세트장의 물 온도가 너무 차가워 배우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는 점이다. 케이트 윈슬렛은 저체온증 직전까지 갔고, 디카프리오도 여러 번 물 속에서 촬영을 반복하다가 입술이 퍼렇게 질렸다고 한다. 그리고 혹독한 촬영 일정 중, 누군가가 제작진 음식에 약을 타 극단적인 집단 환각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는데, 범인은 결국 잡히지 않았다. 타이타닉 제작현장은 영화 못지않게 ‘드라마틱’했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위대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역사적 비극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인간적인 사랑 이야기로 풀어낸 점이다. 단순히 화려하고 비싼 재난영화가 아니라, ‘삶을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담은 점이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잭이 로즈에게 외친 대사, “인생은 선물이고, 모든 날이 소중해” 라는 말은 타이타닉의 핵심을 관통한다.
이 영화 한 편으로 디카프리오는 전 세계적인 슈퍼스타로 떠올랐고, 케이트 윈슬렛 역시 헐리우드 대표 여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제임스 카메론은 제작비 폭탄의 부담에서 벗어나 “흥행의 제왕”이 되었고, 전 세계 영화 팬들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한 편의 영화가 남았다.
침몰한 배처럼, 타이타닉은 슬프고 비극적인 이야기다. 하지만 그 바닷속 깊은 곳에도 사랑과 생명, 그리고 영화가 가진 마법이 살아 있음을 증명한 작품이 바로 타이타닉이다. 100년이 지나도,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 잭과 로즈가 손을 맞잡고 있으며, 셀린 디온의 목소리는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My Heart Will Go On.”